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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슨은 잘 지내요 안녕 설날에도 집에서 벗어나지 않은 이빨요정이다. 몇 달 동안 방역수칙을 과도하게 지키느라 집에만 있다 보니, 이젠 어디 무인도에라도 가서 편히 쉬고 싶은 마음이다. 그런데 그 마음을 아는 것인지, 티비에는 무인도에 떨어진 한 남자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의 이름은 척 놀랜드(톰 행크스). 세계적인 물류기업 페덱스(FEDEX)의 직원이다. 분명 몇 시간 전까지만해도 물건을 운송하던 비행기에 타고 있던 이 남자, 비행기가 무인도로 추락한 뒤 지금은 불을 피우기 위해 손에 피가 날 때까지 열심이다. 그의 처절한 사투들을 보고 있자니, 역시 로빈슨 크루소, 김씨 표류기의 김씨와 함께 3대 무인도남으로 꼽힐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영화를 보다 보니, 그의 의지만큼이나 무언가가 가슴에 남는다. 바로 윌..
중간 사랑 이야기 안녕. 이빨요정이다. 누구에게나 첫 사랑은 있다. 물론 마지막 사랑도 있다. 그런데 중간 사랑은? 중간 사랑은 결국 지나가는, 잊혀지는 그저 그런 사랑인걸까? 이 작품은 그 의문에서 시작된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문득 어느 날 예고없이 시작된, 사랑인지 말하기도 애매한, 그런 이야기다. 이야기는 주인공인 손책임이 TF팀(Task Force Team 특정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프로젝트 팀)에 배정되며 시작된다. 손책임은 그 곳에서 그녀를 만난다. 어찌보면 차갑기도, 피곤해보이기도 한, 그저 지나가는 하나의 주변인이었던 안책임.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둘 사이에는 자꾸 일을 넘은 다른 감정들이 끼어 들어온다. 처음에는 헷갈리기도, 아니라고 부정도 해봤지만, 결국 맞았다. 사랑이었다. 이후 둘 사이는..
이빨요정의 전설 안녕 이곳의 주인장, 이빨요정이다. 한글 개정판으로는 '까치' 정도가 되겠다. 혹시 이빨요정의 전설에 대해 들어본 적 있는가? 전설에 따르면 이빨요정은 이빨을 배게 밑에 넣어 놓으면 다음 날 동전으로 바꿔준다고 한다. 작은 금액이지만, 그래도 요즘 같이 돈이 통장을 스쳐가는 시대에 경제에 보템이 되는 바람직한 요정이 아닐 수가 없다. 그런데 이런 요정들도 요즘엔 상황이 어렵다. 어렸을 적까지만 해도 방 문에 실을 걸어놓고 다른 한 쪽은 이빨에 묶어 이빨을 빼는 방식이 유행이었는데, 요즘에는 다들 치과에 가서 이빨을 뽑기 때문이다. 덕분에 나같은 이빨요정들은 모두 실직했다. 더 이상 바꿔줄 이빨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업종을 변경하기로 했다. 이제 이빨대신 영감을 받고, 돈 대신 재미를 주려한다. 어제 본..
할아버지 공장 세상은 끊임없이 변한다. 그러다 보니 가끔은 유행을 따라가기가 버겁기도 하다. 그런데 이젠 유행을 예측할 수도 없게 됐다. 말 그대로 새로운 것, 즉 평범하지 않은 것이 평범해지는 뉴 노멀 (New Normal) 시대라는 뜻이다. 근데 이 뉴 노멀 (New Normal) 이란 말, 왠지 낯설지 않다. 사실 말만 다르지, 결국 새로운 것을 만났을 때의 설렘도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진다는 거다. 마치 이제는 우리에게 익숙해져 버린 공장형 카페처럼 말이다. 이쯤에서 눈치를 챘을지도 모르겠다. 오늘 소개할 곳은 성수의 공장형 카페, 할아버지 공장이다. 입구에 간판도 없어 한참 찾았다. 외관부터 '나는 공장형 카페'라고 소리치는 이 곳. 사실 이 곳을 처음 봤을 때는 큰 감흥이 없었다. 공간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
TIME AFTER TIME 여긴 뭐지? 멀리서 볼 땐 카페가 아닌 것 같았다. 근데 아뿔싸. 가까이서 봐도 카페 같지가 않다. 카페.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커피나 음료, 술 또는 가벼운 서양 음식을 파는 집이다. 쉽게 말해 커피나 음료 (혹은 간단한 음식) 가 주인공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보통의 카페는 음료나 음식을 주문하는 카운터가 입구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위치해있다. 그런데 또 아뿔싸. 이 곳은 그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카운터가 숨어있다. 심지어 어떻게 보면 가장 하찮은 공간인 계단 밑에 위치해있다. 두들리네 계단 밑 창고에서 살던 해리포터의 마음이라도 느끼고 싶었던 걸까? '음료를 주문하는 것보다 카페에서 중요한 게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쯤 흩어져 있는 좌석들을 보면 점점 의심이 확신으로 바뀐다. " 아. 여긴 ..